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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작가의 추천 두 작품

[인생 독서록] "존재의 해방"과 "내면의 평화", 박해영 작가가 던지는 두 가지 질문 (나의 해방일지 &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비교 리뷰)

치열하게 앞만 보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문득 가슴 한구석이 헛헛해지는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기준에 맞춰 열심히 살아왔고 눈에 보이는 성과도 이루었지만, 어느 날 불쑥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내 존재의 진짜 가치는 무엇일까?" 하는 실존적인 질문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인과의 비교가 일상이 된 요즘 세상에서 이러한 내면의 공허함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와 독자들 사이에서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결핍을 우아하게 어루만지며 엄청난 울림을 주었던 두 편의 명작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웰메이드 드라마의 정점이라 불리는 《나의 해방일지》와, 그 세계관의 깊이를 한 단계 더 확장하여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입니다.

두 작품 모두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극본으로,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인생작들입니다. 오늘은 삶의 연륜을 담아 이 두 편의 드라마가 가진 보편적 가치를 비교해 보고, 왜 우리가 이 드라마들을 꼭 보아야 하는지 그 깊이 있는 추천의 글을 전해드립니다.


1. 🌾 쳇바퀴 같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나의 해방일지》

① 무채색 삶 속에서 찾아낸 '추앙'이라는 구원

2022년 방영된 《나의 해방일지》는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지루한 일상과 변두리에서의 고단한 출퇴근을 반복하는 삼 남매(염기정, 염창희, 염미정)와 정체불명의 외지인 '구씨'의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청춘들의 성공담이 아닙니다. 채워지지 않는 지독한 외로움과 삶의 무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이 지겨운 삶의 감옥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연대기입니다.

극 중 주인공 염미정(김지원 분)이 구씨(손석구 분)에게 던진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요."라는 대사는 방영 당시 엄청난 증후군을 일으켰습니다. 사랑조차도 조건과 계산, 서로에 대한 평가가 개입되는 세상에서, 상대방의 조건과 배경을 모두 지워버린 채 존재 자체를 온전히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추앙'이야말로 인간이 구원받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통로임을 드라마는 나직하게 보여줍니다.

② 우리가 갈망하는 진정한 해방의 의미

이 드라마를 보며 우리는 저마다의 젊은 날과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무언가로부터 끊임없이 탈출하고 해방되기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직장의 굴레일 수도 있고,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게일 수도 있으며, 혹은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강박일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저마다의 '해방일지'를 쓰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냅니다.


2. 🎬 타인과의 비교, 그 지독한 열등감과의 조우: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① 잘나가는 세상 속, 뒤처진 이들을 위한 진혼곡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만큼 냉혹한 영화계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20년째 입봉(데뷔)을 준비하며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는 만년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구교환 분)과, 겉으로는 날카롭고 당차 보이지만 내면의 두려움과 공허함을 숨긴 채 살아가는 영화사 기획 프로듀서 변은아(고윤정 분)가 중심축을 이룹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 주제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열등감'입니다. 스마트폰만 열면 온통 타인의 성공과 화려한 일상만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나만 뒤처진 것은 아닐까?", "나는 아무 쓸모 없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내면의 무가치함과 싸우는 인간의 본질적인 고통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세상이 정한 '실패자'라는 프레임 속에서도 자기 안의 무가치함을 담담히 대면하고, 그 어둠 속에서 진짜 진실을 건져 올리는 과정은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② 누구나 품고 있는 내면의 그림자를 위로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승승장구 소식을 듣거나 겉모습을 보며 묘한 소외감과 시기심을 느낍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둥바둥 살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 때, 이 드라마는 나지막이 말해줍니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완벽해 보이는 저 사람도, 사실은 자기 안의 무가치함과 매일 밤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말이죠. 그 보편적인 나약함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깊은 연대감과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됩니다.


3. ⚖️ '존재의 해방' vs '내면의 평화': 두 드라마의 비교 관점

이 두 드라마는 언뜻 다른 배경과 인물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자아 성찰'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자라난 쌍둥이 같은 작품입니다.

비교 항목《나의 해방일지》《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핵심 결핍무채색 일상의 지루함과 구속감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과 쓸모없음
추구하는 가치구속과 굴레로부터의 자유 ('해방')내면의 평화와 스스로의 가치 인정 ('존중')
구원의 매개체계산 없는 무조건적인 지지 ('추앙')내 바닥을 인정하고 연대하는 인간미 ('상생')
공간적 배경조용하고 한적한 경기도 변두리 시골길화려함과 냉혹함이 공존하는 중심가 영화계

① 외적인 한계(환경)의 해방 vs 내적인 한계(시선)의 해방

《나의 해방일지》의 인물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외적인 환경(먼 출퇴근 거리, 직장 내 답답한 인간관계, 제도적인 틀)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칩니다. 반면 《모자무싸》의 인물들은 철저히 자기 내면의 그림자, 즉 '타인의 시선에 비친 내 가치'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벗어나고자 싸웁니다.

환경을 깨부수고 밖으로 나아가는 싸움(해방)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내 안의 열등감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싸움(평화)이 얼마나 더 치열하고 중요한지를 두 작품은 상호보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② "날 추앙해요"와 "더 어마어마하게 무가치해질 거다"의 일맥상통

염미정의 "날 추앙하라"는 외침은 내 존재 자체를 조건 없이 봐달라는 갈구였습니다. 한편 《모자무싸》에서 황동만이 세상의 거대한 주류 권력 앞에서 "기대해라, 내가 이제 어마어마하게 더 무가치해질 거고, 더 쓸데없어질 거다. 그래서 너희를 더 황당하게 만들 거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반어법적인 외침은 세상이 정한 '성공과 효율, 쓸모'라는 획일적인 기준을 과감히 거부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결국 두 대사 모두 세상이 만든 가짜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존재 자체의 고유함으로 당당해지겠다는 인간의 위대한 존엄성을 대변하는 셈입니다.


4. 🧭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드라마가 우리 삶에 주는 진짜 가치

우리는 삶의 여정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증명하라는 압박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더 좋은 직장, 더 높은 연봉, 더 화려한 가정을 꾸리는 것만이 올바른 인생의 정답인 것처럼 가르치는 사회 속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두 드라마를 함께 음미하며, 우리는 삶을 지탱하는 진짜 지혜를 배웁니다.
"세상이 정한 기준에 맞춰 기회를 찾고 열심히 도전하되, 궁극적인 행복과 단단한 자존감은 이미 당신의 가장 가까운 곳, 당신 자신의 마음속에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외부의 성취를 위한 모험도 가치 있지만, 내 곁의 소박한 일상을 아끼고(나의 해방일지)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리지 않는 지혜(모자무싸)가 없다면, 그 어떤 성공을 거머쥐더라도 마음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이 될 것입니다.

인생의 본질적인 위로가 필요한 순간, 이 두 편의 드라마를 차분히 감상해 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내 삶이 너무 지치고 무기력하다면 《나의 해방일지》를, 자꾸 남과 비교하게 되고 내 존재가 작아 보인다면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통해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박해영 작가의 대사들은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오래 묵은 차(茶)처럼 깊은 향을 남깁니다. 가짜 성공에 매몰되지 않고 내면의 진짜 보물을 찾고자 하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소중한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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